바둑 대전이 끝나면, 두었던 바둑을 처음부터 다시 두는 ‘복기’를 합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2~3시간이 넘는 피 말리는 대국이 끝나면
승자나 패자나 모두 복기 과정에 부담을 느끼죠.
그래서 프로 바둑 기사들은 주로 바둑판을 들여다보면서
어떤 수에서 승패가 갈렸는지,
승자는 무엇을 보고, 패자는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 간단히 짚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014년 국수전, 조한승과 이세돌의 대결은 달랐습니다.
대국이 끝난 후 두 사람의 복기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1국에 이어 2국에서도 패배한 이세돌은 조한승을 붙잡고
질문을 퍼부으며 돌을 끊임없이 놓았습니다.
두 사람의 복기는 계속되었고,
다른 동료 기사들까지 합세해 토론을 벌이며 판을 해부했습니다.

이러한 복기의 힘이었을까요?
며칠 후 3국에서 이세돌은 저돌적인 공격으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조훈현 국수의 저서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에서 옮긴 이야기입니다.
대국 직후 승자는 기쁨에 들떠있고, 패자는 억울함 등 온갖 감정으로 괴로운데
그 감정을 억누르고 복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패자의 복기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할 정도입니다.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괴로운 복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기해야 하는 이유는
복기를 통해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복기를 잘해두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고
좋은 수를 두기 위해 더 깊이 연구해 다음 대국에 활용할 수 있죠.

의욕 충전 한 마디!
시험이 끝났다면, 시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복기’해야 합니다.
시험 준비 과정 중 잘못했던 점, 잘한 점 등을 생각해보고
계획을 잘 실천했는지, 공부 방해 요소를 잘 관리했는지 등을 되돌아보세요.
또 틀린 문제를 분석해보고 다음 시험의 목표를 세워봐야 합니다.
이렇게 시험을 ‘복기’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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