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진로정보
의대 나오면 의사만 되나? 의학 전공자가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진로!

의사, 변호사, 검사, 회계사, 변리사를 비롯한 사(士)자 직업은 누구나 꿈꾸는 전문직입니다. 그 중 의사는 최고의 선망 직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과 상위권은 대부분 의과 대학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대에 입학하면 어떤 것을 배우는지 의대를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그 길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의학엔 3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해부학, 생리학 같은 기초의학, 성형외과, 피부과 등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임상의학, 마지막으로 법의학, 의료윤리학 같은 사회학적 측면이 포함된 인문사회의학입니다. 일반대학의 의학과에서는 총 6년 과정으로 물리, 화학, 생물 등의 기초적 생명과학 분야를 공부하는 의예과 2년, 심화된 의학교육과 임상 의학 과정을 배우는 의학과 4년을 거치게 됩니다. 이렇게 의학은 10년 이상 공부해야 하는 마라톤 학문이기 때문에 단지 금전적 보상이 크다고 해서 의대 진학을 생각한다면 과정이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직업은 돈벌이 수단으로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직업은 생계유지를 위해서 필요하지만 자아실현을 위해서,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서 등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의사 역시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 이외에도 아픈 환자를 치료한다는 직업적 사명이 있습니다. 그저 돈을 잘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직이라는 점만 고려하여 의대 진학을 꿈꾼다면 직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겠죠.
이처럼 의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어떠한 자질과 역량이 있어야 하며, 어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지 폭넓고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대를 졸업하면 의사로서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의대에 진학했지만, 의사란 직업이 적성에 잘 맞지 않는다면 다른 길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의대를 나와 고려해볼 수 있는 다양한 진로에 대해서도 추가로 알아보아 의학 전공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의학 전문기자
기자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 정치 경제 소식, 생활 정보 등을 신문, 잡지, 라디오, tv, 인터넷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신속하게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의학 분야는 전문성이 있어야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취재 분야에 따라 의학 전문기자로 분류하는데요, 현재 저명한 의학 전문기자는 대다수 의사 출신이고, 언론사의 채용 공고를 보아도 의대 출신이 응시할 수 있게 자격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학 전문기자의 속성은 기자이기 때문에 독자가 이해하기 쉽고 편견 없는 기사를 쓸 수 있는 글쓰기 능력과 사회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는 취재할 땐 전문성을 발휘하지만, 기사를 쓸 때는 전문성을 다 버리고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써야 하며 사실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통념에 의하면 의학 전문기자는 의료계 일만을 취재하는 것 같지만, 모든 기자와 다 경쟁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가령, 최근의 사회적 이슈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거나 자살의 이유가 된다면 그 문제는 의학 전문 기자가 파고들어 취재해야 할 분야가 되는 것이라고 하니, 이런 점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SBS 조동찬 의학 전문기자의 한마디
"사실 의사는 환자 한 명을 잘 치료하면 바로 만족감이 있어요. 저 사람이 나아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기쁘죠. 기자는 스케일이 좀 크고 멀리까지 볼 수 있는 시야와 안목이 필요합니다. 의사가 몸을 쓰는 직업이라면, 기자는 상대적으로 머리를 쓰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의학자
법의학자는 병사 이외의 모든 죽음(외상, 질식, 이상 온도, 기압, 장애, 기아, 중독, 신생아 분만 전후 사망, 학대 아동, 정신이상, 성범죄, 돌연사 등)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검안 또는 부검을 시행하여 사망의 종류, 사인, 사후 경과시간, 치사 방법, 사용 흉기, 사용 독물 등을 규명하는 일을 합니다. 업무 특성상 부검은 법의학자가 하는 주된 일이 되는 셈이죠. 시신을 해부해 사망 원인과 시간 등을 밝혀내기 위해 머리카락 한 올부터 손톱 하나까지 신체의 구석구석을 면밀하게 검토합니다.
매년 국내에선 약 2만 5000명의 변사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시신에 칼을 대는 행위를 ‘두 번 죽음’이라고 여기는 고정관념 때문에 변사자의 16~20%만 부검을 하게 되는데요. 법의학자는 검사의 지시에 따라 부검을 하는데, 주로 국과수 소속 법의학자들이 담당하게 됩니다. 대학 소속 법의학자들은 강의와 연구를 하면서 국과수 의뢰로 부검에 참여한다고 하네요.
2014년 기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법의학자는 대한법의학회 등록 기준으로 50명이라고 합니다. 법의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6년)를 졸업한 뒤 병리학 전문의(5년)를 따고 법의학교실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하는데요, 학교 졸업 후 1~2년간의 법의학 실무를 거쳐 대한법의학회 인정의 심사를 통과해야 법의학자가 될 수 있습니다.
건국대 법의학교실 박의우 교수의 한마디
"지금까지 임상 의사는 충분히 많이 나왔습니다. 평범한 의사보다 희귀하고 좀 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법의학자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김성완 서울대 의대 의공학과 교수는 미국항공 우주국(NASA)에서 차세대 우주 왕복선을 만들던 과학자였는데 현재는 서울대에서 내시경 카메라, 미세수술을 위한 로봇팔, 인공 장기 등을 개발하는 의공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의공학은 인체에 대한 이해와 공학적 기술을 두루 갖춘 융합형 전공이기 때문에 현재 서울 의대 의공학과에는 의대 출신 50명과 공대 출신 80명이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하네요.
또, 연세대 전병율 교수는 의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대변인을 역임한 후 2011년 질병관리본부장에 취임하여 임기를 마치고 2013년부터 다시 대학에 왔다고 합니다. 전 교수는 의사로서의 소명뿐만 아니라 예방의학자로서의 소명도 중요하다고 했는데요, 이렇듯 의대를 졸업하여 가질 수 있는 직업은 실로 다양합니다.
이 외에 의대 졸업 후 가질 수 있는 여러 직업을 고용정보원 발간자료에서 발췌하여 정리하였으니 진로 탐색에 활용하도록 합시다. 다음 중 관심 있는 직업이 있다면 자세히 조사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은 어떤 것인지, 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 바랍니다.
의학과 졸업 후 진출 가능한 직업
: 의사(분과 : 내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 신경과, (신경)정신과, 진단방사선과, 치료방사선과, 마취과,임상병리과, 해부병리과, 예방의학과, 재활의학과, 결핵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핵의학과, 산업의학과 등), 의료전문기자(신문, 방송, 잡지 등), 의료보건 관련 사회 단체활동가, 의료보건 관련 국제기구종사자 등
전문의 자격, 경력이 있어야 유리한 직업
: 공무원 (의무직, 보건직) 등
의학과 관련 장기간의 숙련, 혹은 석사 이상의 전문성을 갖춰야 유리한 직업
: 보건의료 관련 관리자, 의학교수, 의학연구원, 법의학자, 생명공학연구원 등
의학과 전공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연관 직업
: 생물학연구원, 생명정보학자, 약학연구원, 임상심리사, 국제의료마케팅전문가, 병원경영컨설턴트, 국제의료마케팅전문가 등
고용정보원 한국 직업사전, / 고용정보원 발간자료 <2013 직업선택을 위한 학과정보>
- 많은 사람이 전공과 연관하여 널리 알려진 하나의 직업만을 단순하게 연결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곤 합니다. 가령 경영학과를 졸업하면 CEO,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면 영양사, 아동학과를 졸업하면 유치원 선생님의 식이죠.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의대처럼 모든 분야의 학문은 다양한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심 있는 분야가 생기면 해당 분야를 면밀하게 조사하여 연계된 직업은 무엇인지 다각도로 살펴보고 자신의 흥미, 적성, 가치관과 가장 맞는 직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