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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가계도를 그려보자!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생활실태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지난해 10월 19일부터 11월 2일까지 한·미·일·중 4개국의 만 19~24세 남·녀 6,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생활실태 국제비교연구'를 한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진학과 진로 고민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이는 중고등학교 시기에 충분한 진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진로탐색을 위한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많은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하고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진로를 찾아야 할지 막막해합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상호 박사가 쓴 <톡 까놓고 직업 톡>이라는 책을 보면, 가족은 유전자가 비슷하고 살아온 환경 또한 비슷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잘한 일은 자녀도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요, 이번에는 가족의 직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가족력? 질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로에도 있다!

양자역학을 정립한 닐스 보어(1885~1962)는 유명한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크리스티안 보어는 저명한 생리학 교수였으며 동생 하랄 보어는 유명한 수학자, 보어의 아들인 오게 보어도 원자핵에 관한 연구로 197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의 집안, 음악가 정명훈씨 가족, 궁중음식 전문가인 한복려·한복선·한복진 세 자매 등 가족끼리 유사한 일을 하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가족이 같은 직업이나 유사한 일을 하면서 성공한 사례는 제법 많습니다. 이는 왜 그럴까요? 가족은 유전적 유사성도 매우 놓지만 환경적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유전적 유사성은 신체 특성·성격·지능·감성 등의 각종 직업능력·학습능력은 물론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죠. 예를 들면 가족이 미리 형성한 인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며, 부모의 성공 노하우가 자식에게 쉽게 전달되기도 해요. 이런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진로 탐색을 할 때 가족의 직업을 먼저 고려하는 것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가족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이며, 유전적 요인이 유사하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이어질 경우 강한 장인정신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우산(오스트리아의 키르히타크), 목각인형(독일의 뮐러), 카메라(독일의 라이카), 타이어(프랑스의 미슐랭), 여관(일본의 호시료칸) 등 대를 이어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직업 가계도를 그리면, 진로가 보인다!

그렇다면, 가족의 직업을 어떤 식으로 진로와 연결을 해 보면 될까요?
우선 유전적으로, 환경적으로 일치도가 높은 가족들의 직업 가계도를 그려보고 진로를 탐색해 보는 것입니다. 다음의 방법으로 직업 가계도를 그리고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1. 나를 중심으로 형제자매, 부모님, 그리고 삼촌이나 고모(이모), 할머니와 할아버지 등의 가족을 도표로 만들어 봅니다. 조부모님-부모님-나의 3대를 기본으로 그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2. 각각의 대표적 직업과 전공계열을 써 보세요. 직업이 있는 경우에는 직업을 쓰고, 전공 계열이 있다면 함께 써 놓는 것이 좋고, 고등학교인 경우에도 간단히 인문/정보/농과/공업 등을 써 봅니다.
3. 대표 직업이 없는 경우 전공계열만을 기입하세요.
4. 직업 가계도를 살펴보며 문과계열과 이과계열의 비중을 살펴봅니다.
5. 관심 있어 하는 직업이 있다면 가족 내에서 직업적 성공 모델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직업 가계도를 보아도 뚜렷한 공통점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고, 진로를 정하는 데 직업 가계도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선호 직업 목록, 적성 검사 결과, 교과목 성적을 비롯해 진로를 정하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가족 가운데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이 많다면 내 속엔 그 능력이 잠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다양한 계열 중에 이과계열이 특히 많다면 나 역시 이과 계열이 적성에 맞을 확률이 높은 것이죠.

진로 탐색을 할 때, 가족의 직업 가계도만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유전적으로 거의 유사한 일란성 쌍둥이라고 해도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는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로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가족들의 진로를 한꺼번에 정리해 놓고 보면, 그간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정보를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을 거에요!

(참고 : 김상호, <톡 까놓고 직업 톡> )

: 여러분들은 뷔페에 가 본 적이 있나요? 뷔페에는 한 끼에는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다양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죠.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떤 음식을 자신의 접시에 담아오나요? 대부분은 먹고 싶은 것 위주로 선택해서 접시에 담으면서, 이후에는 그간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에 도전해 볼 것입니다. 새로 맛본 음식은 입에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그게 어떤 맛인지는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진로 탐색의 길도 마찬가지랍니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 지금 현재 알고 있는 것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여러가지를 찾아보고 도전하기 전에는 얼마나 다양하고 새로운 길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방식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소개한 ‘직업 가계도 그리기’ 역시 진로 탐색의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여러분의 진로의 길을 찾아가는 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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