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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라!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라."
진로 탐색과 관련된 글을 읽으면 자주 등장하는 조언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렇게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너무 큰 꿈만 좇다 보니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작고 초라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특정 분야를 좋아하고 소질도 있지만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기에는 지금의 성적이 너무 초라하거나 돈을 잘 버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서 지레 포기하는 건 아닐까요?
여기, 유년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어엿한 '꿈'으로 키워낸 두 학생이 있습니다.
임보영(서울예고 디자인과 3년)학생과 이민표(서울 미림마이스터고 뉴미디어솔루션과 3년)학생이 그 주인공인데요. 각자의 위치에서 느리지만 단단하게 꿈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광고인 겸 작가' 꿈꾸는 고교생 캘리그래퍼 임보영 양
임보영 학생은 2011년 11월 출간된 청소년 경제서 '열일곱 살의 판타지 경제학'(이고르 리프시츠 글·안드레이 발딘 그림, 플러스예감)의 '그림 한글' 작업을 맡아 캘리그래퍼(calligrapher·손글씨 디자이너)로 데뷔했습니다. 100여 장의 삽화에 포함된 원작의 러시아어를 일일이 한글 손글씨로 바꾸는 게 당시 보영 학생에게 주어진 임무였습니다.
"책 삽화용 글자는 그저 아름답기만 해선 안 돼요. 딱딱한 용어는 날카로운 글씨체로, 부드러운 용어는 곡선을 살린 글씨체로 각각 표현해 글의 내용이나 흐름에 맞춰야 하죠. 쉽지 않은 작업이긴 했지만 뜻 깊은 경험을 했습니다."
보영 학생은 어린 시절부터 독서와 그림 그리기를 유난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의 취미가 가족 신문과 그림책 만들기였다고 합니다.
"가족 신문 만드는 게 특히 재밌었어요. 기사와 사진, 광고 등 신문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의 위치를 정하고 내용을 채워 넣는 게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죠. 가끔 '신문 값'으로 용돈 받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책은 읽는 것 못지않게 삽화 같은 디자인 요소에 눈길이 갔어요. 그림은 물론, 책 뒷면에 기재되는 바코드와 가격까지 제 손으로 그려 넣었을 정도였죠."
중학생이 되자 보영 학생의 부모님은 보영 학생이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도록 주 2회 화실에 보내주셨습니다. 그러던 중 보영 학생의 '취미'가 '진로'로 바뀐 건 중 2 때입니다.
'디자인을 공부해 책 삽화와 광고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예고 진학을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현재 보영 학생의 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인 이제석 씨 처럼 세계적 명성을 얻는 광고인이 되는 것(특히 영상 광고보다 하나의 이미지로 승부하는 인쇄 광고나 건물 외벽 광고에 관심이 많다) 이고 또 다른 꿈은 어린이 그림책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광고는 디자인을 통해, 그림책은 그림을 통해 각각 고객(소비자·어린이)과 대화를 시도하는 매체란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으로 남녀노소 모두와 소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유능한 앱 개발자 되기 위해 매일 새벽 4시 기상하는 이민표 양
이민표 학생 역시 예술, 특히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유명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빠짐없이 관람했고 웹디자인 분야도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피아노 강사인 어머니, 성악을 전공하는 두 살 터울의 언니와는 달리 예술 분야엔 별다른 소질이 없었습니다. 다만 수학과 과학 성적만은 늘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결국 민표 학생은 웹 디자이너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접고 '웹 개발자'가 되기로 하고 미림 마이스터고 진학을 결심하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말에 이미 삼성미디어솔루션센터(삼성MSC) 입사가 확정된 민표 학생은 이후 여름·겨울방학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 '챗온(ChatON)' 개발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2011년에는 SK 플래닛이 주최한 '2011 특성화고 창작 앱 개발 경진대회'에서 스마트폰용 앱 '저금의 힘'을 출품하여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저금의 힘'은 사용자가 사고 싶은 상품과 구매 예정일을 지정하면 1일 저금 금액을 알려줘 계획적 소비를 돕는 앱입니다.
요즘 민표 학생은 매일 새벽 4시면 책상으로 향합니다. 1시간 동안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삼성MSC의 직무 연수 강의를 듣고 나머지 두 시간은 토익(TOEIC) 공부에 할애하고 고 1 때부터 매주 한 권씩 읽은 책은 벌써 150권을 넘겼습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최근에는 인문학 서적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합니다.
민표 학생의 장래 희망은 IT와 생명기술을 융합한 기업을 경영하여 '로봇 팔'처럼 거동이 불편한 환자 지원 장치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건 다른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일단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에 다니며 사이버 대학에서 경력을 쌓은 후 해외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적인 공부를 좀 더 할 생각입니다."
출처 : 조선일보 201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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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꿈을 정하라고 하면 거창한 꿈을 정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먼저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서 꿈을 찾기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거나 인기 있는 직업을 떠올리는 학생들이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장래희망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영 학생과 민표 학생은 소소하지만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서 장래희망을 찾았고, 그 결과 고등학생인 지금 이미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꾸어 힘차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거창한 꿈 보다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세요.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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